• 최종편집 2024-02-19(목)

counselorsam과 함께 가슴으로 읽는 시

재활용품 수거통에서 / 권애자

댓글 0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기사입력 : 2023.05.14 16:36
  • 프린터
  • 이메일
  • 스크랩
  • 글자크게
  • 글자작게

재활용품 수거통에서 / 권애자

 

과거는 묻지 않는다

누구였는지 무엇이었는지 

어떤 자리서 어떻게 살았던 상관없다

우리는 그저 깡통일 뿐이다

머리가 비어서

잔액이 바닥나서

얻어먹어야 해서 깡통이다


화려한 이름으로 살던 그땐

당당한 자존심과 팽팽한 긴장감에 

주위를 돌아볼 필요 없었다.

꼿꼿이 머리 세우고 

한발 앞에 나서려는 발돋움 치열했다


주스 식혜 커피가 되거나

황도 백도 참치 통조림으로 

맥주 막걸리로 불리며

욕심껏 제 값을 받았다


제 속 다 비워내고 나서야

깡통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모여

수군수군 내일을 걱정한다

이제야

늙고 병든 몸 서로 다독이며 

편견 없는 하나가 되었다


태그

BEST 뉴스

전체댓글 0

  • 78966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counselorsam과 함께 가슴으로 읽는 시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