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승원 디쉐어 의장
2019년 10월,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한국형 기부자 맞춤 기금' 7호에 최연소 기부자가 탄생했다고 발표했다. 기부자의 뜻에 따라 기부금 사용처를 정하는 '한국형 기부자맞춤기금'은 최소 기부액이 10억 원이다. 이번 기부는 액수도 크지만, 그가 이제 갓 서른 중반이 된 젊은 기업가라는 점에서 세간의 시선을 끌었다. 주인공은 쓰리제이에듀·쓰리제이M·캐리홈 등 6개 교육브랜드를 보유한 디쉐어 현승원 의장(36)이었다.
'기부'...선교로 가기 위한 원스텝
현승원 의장은 지난 2월 월드비전의 1억 원 이상 고액 기부 후원자 모임인 '밥피어스아너 클럽' 회원에 위촉됐다. 사랑의열매의 ‘한국형 기부자 맞춤 기금’에 가입한 지 4개월여 만이다.
현 의장은 현재 월드비전과 사랑의열매를 비롯해 기아대책의 1억 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 '필란트로피클럽' 등 7개의 NGO를 통해 기부와 후원을 하고 있다. 동시에 쓰리제이에듀 수강생 10명이 등록할 때마다 국내외 아동 1명을 돕는 '10명의 사랑 캠페인'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왔다. 지금까지 기부한 금액만 최소 100억 원이 넘는다.
현 의장이 '기부천사'가 된 데는 부모 영향이 컸다. 아버지가 예수전도단의 직장인 DTS(예수제자훈련학교)를 받은 후부터 선교를 꿈꾸기 시작했다. 현 의장이 8살 무렵엔 선교사 20가정을 후원하게 됐다. 그가 부모에게 물려받은 선교사 후원은 자연스레 기부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기부천사'라고 하는데, 사실 기부는 저하고 먼일이라고 생각했어요. 단지 선교사님을 후원해왔고, 기부도 선교로 가기 위한 하나의 스텝으로 시작했던 것 같아요. 비기독교인과의 접점을 통해서 선한 영향력을 전하고자 고민하던 차에, 의미 있게 기부하면 선교적 마인드도 공유할 수 있겠다고 생각한 거죠."
▲2019년 11월 컴패션과 함께한 태국 비전트립에서 기도하는 현승원 의장
無에서 有를...하나님의 놀라운 계획
현 의장은 학생들 사이에서는 이미 유명인이다. 스타 인강(인터넷강의) ‘존(John)쌤’으로 알려졌다. 그가 세운 디쉐어의 쓰리제이에듀는 ‘온·오프라인 블렌디드 시스템’을 처음 도입해 사교육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현 의장 강의를 비롯해 직접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은 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학생들의 진로를 위한 스페셜 콘텐츠 ‘드림 멘토스’로 공감을 끌어내기도 했다.
물론 현 의장도 쉽지는 않았다. 실패의 연속이었다.
첫 실패는 수능 때다. 매일 교회에 살면서 누구보다 열심히 신앙생활을 했다고 자부했던 그였기에 배신감도 들었다.
"처음 하는 이야기인데, 역전하는 인생을 보여줘야겠다고 다짐했죠. 그때가 마침 재수할 때였는데 인강을 보다가 강사의 연봉 한마디에 자극을 받았어요. 이때부터 유명 온라인 교육기업 스타 강사가 되겠다는 꿈을 막연하게 갖게 됐어요."
현 의장은 대학 진학 후에도 매일같이 토익·토플을 비롯해 수능 인강까지 들었다. 그럼에도 길은 열리지 않았다. 유명 교육기업은커녕 동네 학원 면접에서도 18번이나 고배를 마셨다.
결국 미국 유학을 선택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유학자금이 예상보다 많이 들었던 것. 그때 떠오른 것이 온라인 과외였다. 2시간씩 두 번 해주던 기존 과외를 3시간은 영상을 주고 1시간은 오프라인으로 실력 점검 등 관리를 해주는 시스템이었다. 대신 과외비를 반으로 줄였다. '온·오프라인 블렌디드 학원', 쓰리제이에듀의 시작이다.
"동생을 관리자로 세우고 미국 갈 준비를 다 끝냈는데, 학생들이 엄청나게 밀려왔어요. 동생이 미국에 가지 말라고 설득했죠. 한국에서 이 사업을 성공시키는 게 미국에서 학위를 따는 것보다 빠를 거라고요."
결과는 대성공. 쓰리제이에듀는 첫 개강 후 3년 만에 매출 100억 원을 돌파했다. 현 의장이 서른 살이 되던 해다.
"10년 만에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하나님이 인도하지 않으면 아무리 노력해도 결코 안 된다는 것을요. 그럼에도 신앙과 삶 속에서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모든 축이 맞을 때 생각지도 못한 방법으로 인도하시기 때문이죠."
▲2019년 11월 기아대책과 함께 '드림빌더 프로젝트' 1호 캄보디아 학교 건립 기공식에 참석한 현승원 의장이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돈·명예는 부산물…본질은 순종
현 의장은 쓰리제이에듀 첫 개강 8년 만인 지난해 자신이 보유한 지분 50%를 매각했다. 마침 기아대책과 '희망학교 100개 짓기'(Dream Builder Project) 협약식을 마친 뒤였다. 학교 하나를 설립하는 데 드는 비용만 5억 원, 목표대로 100개의 학교를 세울 수 있는 재정이 마련된 것이다.
하지만 주위 시선은 달랐다. 본질은 보지 않고 부산물인 돈에만 초점을 맞춘 채 곱지 않은 눈으로 바라봤다. 교회 안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 록펠러와 같은 인물이 한국에서 나오지 않는 이유를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현 의장은 지적했다.
그는 "부자의 삶을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다"며 "부자 크리스천을 바라보는 시선도, 부자 크리스천으로 사는 지침도 없으니 올바른 부자가 나오지 않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이룬 모든 게 다 하나님 것입니다. 하나님이 이끄시는 삶을 통해 부자가 되길 바라는 한편, 재정도 하나님 나라를 위해 써야 합니다. 오늘 하루도 최선을 다하고 순종하는 삶이 되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