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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03.09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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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국목사.jpg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로 온 나라가 두려움에 휩싸여있다. 언론은 코로나19로 도배되고 우리의 일상은 불과 한 두 달 전과는 완전히 달라졌다. 이 기습적인 위기 앞에 그리스도인들과 교회도 예외는 아니다. 많은 교회들이 현장 예배를 온라인 예배 등으로 대체하고 있다. 최근 통계는 60% 가까운 그리스도인들이 주일에 교회에 가지 않았고, 20%는 아예 예배도 드리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세상 사람들과 별다르지 않게 두려워하고 비슷한 방식으로 이 위기에 대처하고 있다. 이 위기 상황 속에서, 그리스도인답게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데살로니가전서 5장 1~11절은 세상을 살아가는 두 가지 종류의 사람을 대조해서 보여준다. 어둠과 밤에 속한 일반적인 사람들은 위기가 찾아오기 전까지는 “평안하다”, “안전하다“며 살아간다.(3절) 그러다 마지막 날이 도적처럼, 임신한 여인의 진통처럼 찾아오면(2~4절) 놀라고 두려워한다. 두려움에 빠지면 사람들은 책임자를 찾아 분노하고 혐오한다. 혐오는 그 대상에 대한 낙인찍기, 배제와 억압으로 이어지곤 한다.

대조적으로 빛과 낮에 속한(4~5, 8절) 자들은 주님의 날과 때(2절)를 기다리며 산다. “정신을 차리고 깨어있다”(6, 8절)는 것은 ‘그 날’이 오기 전에 위기가 찾아올 것을 알고 자신의 소속과 정체성을 선명히 하고 그에 걸맞게 살아간다는 것이다. 그들은 전쟁터 한복판 같은 두려운 세상 속에서 “믿음과 사랑의 흉배, 구원의 소망의 투구를 씀으로써 정신을 차린다”(8절). 자신들이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은 구원을 쟁취하게 될 것”에 안도하며(9절), “깨어 있든지 자고 있든지(살든지 죽든지) 하나님과 함께 사는 삶”을 추구한다(10절). 그래서 그들은 위기 가운데 서로 격려하고 세우는 삶을 멈추지 않는다(11절).

누가 재난과 위기를 좋아하겠는가? 그러나 그리스도인들은 ‘그 날’을 기다리고 ‘그 날’ 이전에 이런 저런 위기가 있을 것을 ‘알고’‘믿고’ 있다. 위기는 우리 내면을 성찰하게 한다. 내가 어디에 속했는지, 세상사에 대해서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었는지 질문하게 한다. 위기가 두려움으로 이어지는 세상과 달리, 그리스도인들은 위기를 재해석하고 우리의 흉배와 투구이신 그리스도를 의지하여, 전쟁 한복판 같은 세상에서 ‘그와 함께’ 살고 있는지, 어떻게 살아야할지 질문한다.

내면의 두려움을 잘 다루지 못하면 우리 사회에 가득한 위기로 인한 두려움도 다룰 수 없다. 그러나 내면의 두려움으로부터 자유로워지면 분노와 혐오를 일으키는 언론, 정치인, 종교인을 포함한 사회 지도자들을 어렵지 않게 분별해낼 수 있다. 그들에 의해 동요하는 대신 좀 더 정확하고 균형 있게 세상을 읽어낼 수 있고, 그 때 적절하고 지혜롭게 세상 속에서 살아낼 수 있다.

위기에 놀라고 두려움에 휩싸여 분노, 혐오로 이어지는 세속적 사슬은 ‘낮에 속한 자들’에게 어울리지 않는다. 이 위기는 오히려 우리 자신의 소속과 정체성, 그리고 우리의 내면과 믿음, 더 나아가 세계관을 성찰할 기회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들이 물리적으로 모이는 것을 자제하고 다른 방법을 찾는 것은 지역사회 감염을 막기 위한 이웃 사랑 때문이지, 막연한 두려움 때문이 아니어야 한다. 어떤 방식으로든 우리의 예배와 그리스도인 공동체로서의 삶을 멈출 수 없다! 더 나아가 우리는 이웃들이 받고 있는 신체적, 심리적, 경제적 고통을 알아채고, 이에 동참하기 위해 자신과 자신의 것을 기꺼이 내어 놓을 수 있다. 이미 그러한 삶을 선도적으로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과 교회가 곳곳에 있다!

코로나19가 가져온 위기는 그리스도인들과 교회가 두려움과 분노와 혐오로 가득 찬 세상의 스트레스 레벨을 낮추는 역할을 할 기회이다. 어둠이 깊을 때는 작은 빛이 더욱 빛나듯이, 위기 속에서 참된 그리스도인과 교회는 오히려 조용히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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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위기와 그리스도인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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