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0-11-28(토)

“두 줄뿐인 약력이지만 감사한 60년 인생”

17년 봉사직 내려놓은 성공회역사자료관 자원봉사자 송태원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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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04.06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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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자 송태원씨.jpg

성공회대 중앙도서관 내 성공회역사자료관에서 17년간 이어온 자원봉사를 마친 송태원씨가
지난 1일 서울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앞에서 성공회와 함께한 60여년의 여정을 회고하고 있다.
 
“약력이라곤 ‘1960년 입사, 2003년 퇴사’ 두 줄밖에 없는 인생이지만 늘 감사하게 해주심에 감사합니다.”

교수도, 직원도, 학생도 아니지만 03학번과 함께 학교생활을 시작해 성공회대학교 중앙도서관 한 켠을 늘 지켰던 사람. 도서관 내 성공회역사자료관에서 자원봉사를 해 온 송태원(83)씨가 지난달을 끝으로 17년 동안 이어온 봉사자직을 내려놓았다. 1960년 성공회 출판부에 입사해 역사자료관 봉사까지 대한성공회의 역사와 함께한 그를 지난 1일 서울 중구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앞 카페에서 만났다.

명함을 건네자 돋보기안경을 꺼내 쓰면서 그는 “사무실에도 집에도 안경을 2~3개씩 놓는데 용도가 다 다르다”고 했다. 팔순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업무를 지속해 온 덕에 오전, 오후 시력이 다 다르다는 그는 “처음 직장에서 퇴임하고 이 일을 시작할 때는 몰랐는데 이젠 아침에 갈 곳이 없다는 게 조금은 실감이 난다”면서 “60년 가까이 성공회 덕분에 참 잘 지냈다”고 미소지었다.

송씨는 2001년 개관해 자료가 일천하던 성공회역사자료관 초기에 자원봉사자로 2003년 합류했다. 성공회 출판부에서 40년 넘게 총무로 일하며 성공회신문 출간 및 각종 교회 서적 출판 업무를 도맡아 온 그는 인맥을 총동원해 자료를 채워 넣었다. 각 교회에 공문 대신 손 편지를 일일이 보내 주보, 서적 등 그간 훼손되고 버려지던 자료들을 ‘제발 모아서 보내주시라’ 읍소하는 일부터 시작했다. 자료가 있는 곳이면 전국 방방곡곡을 직접 누비기도 했다. 덕분에 현재 자료관은 고서적, 고문서, 박물, 사진 등 1만5000여건이 깔끔하게 분류된 내실 있는 데이터베이스로 성장했다.

그는 “인복이 참 많다. 상근직원들이 자비로 문헌정보학 공부를 해가며 정리했고, 옆에서 도운 것뿐”이라고 자신을 낮췄다. 하지만 홀로 취재, 교정, 조판, 인쇄를 도맡아 만들던 성공회신문과 출판 업무 경력 덕에 자료관 일이 한층 수월했다는 말에서 자부심이 묻어났다.

송씨와 성공회의 인연은 6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원래 장로교 신자였던 그는 대학 졸업 후 모교 은사 소개로 당시 책임자였던 리처드 러트 신부와 만나 성공회 출판부 생활을 시작했다. 교리문답 해설서를 출간하며 교정을 본 덕에 2년 뒤인 1962년 세례를 받았고 평생 신앙과 생업을 함께해 왔다.

봉사의 동력으로는 ‘감사하는 마음’을 첫 손에 꼽았다. 송씨는 “‘무엇을 해주십시오’ 하는 기도는 별로 좋은 기도가 아니라는 말이 항상 와 닿았다”며 “60년 전이나 지금이나 기도 중에 ‘감사합니다’뿐이라는 게 감사한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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