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0-09-24(일)

목회자·성도 수시로 ‘식탁 교제’… 가족 같은 공동체 뿌리내려

개척 4년 만에 성도 260명으로 성장한 고양 행신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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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02.13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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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 식탁교제.jpg

경기도 고양 행신교회 김관성 목사와 성도들이 지난 9일 주일 예배를 드리고 있다. 행신역 앞 작은 상가에서 시작한 행신교회는
성도가 늘면서 2018년 예배당을 이전했고 올해부터 주일 예배를 1, 2부로 나눠서 드리고 있다.
 

 

이상한 교회다. 교회 성도인지 아닌지를 ‘주꾸미’로 구분한다. 정확히 말해 경의중앙선 행신역 앞 주꾸미식당의 주꾸미다. 이 교회 성도들은 “우리 중 목사님이랑 행신역 앞에서 주꾸미 안 먹은 사람 없다”고 말한다.

14명으로 시작한 개척교회가 4년 만에 등록 성도 260여명의 교회로 성장한 비결을 들으러 갔다가 성도들에게 들은 말이다. 경기도 고양 행신교회(김관성 목사) 얘기다. 지난 9일 본당 뒤 1.5평 남짓한 목양실에서 김관성(49) 목사를 만났다.

김 목사는 “특별한 프로그램도, 방법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김 목사에게도, 교회에도 특별한 것투성이다. 그의 삶부터 남달랐다. 울산에서 알코올중독 아버지와 고래 고기를 파는 어머니의 막내아들로 태어난 그는 바르게 성장하지 못했다. 남의 물건에 손도 댔다. 교회를 출석한 이유도 독특했다. 김 목사는 “교회를 다니지 않는 형의 협박으로 갔다. 형은 엇나가는 동생을 바로잡아줄 유일한 곳이 교회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울산침례교회에서 주일학교 선생님의 관심과 사랑으로 자아를 회복했고 하나님을 만났다. 침례신학대를 졸업한 뒤에도 쉽지 않은 길만 갔다. 재개발도 되지 않은 취약 지역의 교회를 섬겼고 2015년 11월 지금의 교회를 개척했다. 김 목사가 유일하게 ‘특별하다’고 말한 비법은 이때 발휘됐다. 바로 김 목사의 유명세였다.

“지난주 크로스로드가 주최한 ‘개척목회콘퍼런스’에서 한 목사님이 제게 질문했어요. 똑같이 개척한 지 4년 됐는데 왜 차이가 나느냐고. ‘저는 유명하니까요’라고 답했죠.”
 

김관성목사.jpg

김관성 목사는 지난 9일 교회 목양실에 진행한 인터뷰에서 교회 성장 비결로 “특별한 것은 없다
성도들과 밥 먹으며 교제한 것 뿐”이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교회를 개척하기 전부터 SNS에서 유명인이었다. 페이스북에 하나님이 주신 묵상거리를 올렸고 교회, 성도, 가족에 관한 이야기도 담았다. 일부 교회가 놓치고 있는 복음의 본질도 적었다. 팬들이 생겼고 이 글들을 엮어 2013년 책 ‘본질이 이긴다’를 출간했다. 20쇄를 할 정도로 베스트셀러였다.

14명의 개척교회 멤버들은 페이스북과 책을 통해 김 목사를 알게 됐다. SNS로 교회 개척 소식을 접한 뒤 자발적으로 예배에 참석했다. 이후 매주 새 신자가 등록했다. 한주도 빠지지 않았다. 대부분 한 교회에 정착하지 못하고 떠도는 ‘노마드 신자’들이었다.

김 목사는 “한국교회의 슬픈 민낯”이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떠돌이가 된 이유도 다양했다. 독재적인 운영, 불투명한 재정 등 교회의 부조리에 실망한 사람도 있었다. 열심히 신앙생활을 해도 채워지지 않는 목마름을 호소하는 이도 있었다.

김정은(51) 집사는 “마음의 충족을 주는 교회가 없어 딸과 함께 이 교회, 저 교회를 다니며 예배를 드렸다”고 말했다. 우성균 부목사는 다른 이유로 방황하고 있었다. 그는 “목회자의 권위는 떨어지고 있는데 전 늘 동기보다 늦었다”며 “목회를 포기하고 직장을 다니면서 교회를 떠돌았다”고 했다.

SNS로 김 목사를 알게 된 두 사람은 행신교회를 찾아 새신자로 등록했다. 그리고 눌러앉았다. 인천에서 온 김 집사는 첫째 딸은 물론 둘째 딸과 동생까지 교회로 이끌었다. 목사라는 사실을 숨기고 청년으로 등록했던 우 부목사는 아예 교회를 섬기고 있다. 이들뿐만이 아니었다. 새신자의 교회 정착률은 80% 가까이 됐다.

김 목사의 방법은 단순하면서도 특별했다. 새신자와는 무조건 밥 먹고 차를 마셨다. 서너 시간을 넘기기 일쑤였다. 세대별, 개인별 맞춤 대화로 접근하니 다들 마음을 열었다.

“젊은 친구들에겐 ‘돈 얼마 버냐’는 직설적인 질문을 하죠. 그들의 문화예요. 어른들에겐 예의를 갖추죠. 저보다 아는 것들이 많으신 어른들의 말씀을 귀 기울여 들어요.”

성도들의 필요를 파악하니 채워줄 수 있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성도가 있으면 기도와 함께 존엄을 잃지 않는 선에서 물질적 도움을 주곤 한다.

교회를 운영하는 데는 ‘자율’을 강조했다. 선교와 봉사 사역에 성도의 참여를 강요하지 않았다. 김 집사는 “목사님은 말씀도 좋지만, 성도들을 옥죄지도 않는다”면서 “이전 교회는 주일성수 안 하면, 십일조 안 하면, 봉사를 안 하면 정죄했는데 여기는 그런 게 없다”고 말했다.

교회 정책은 침례교의 회중정치 방식을 적용해 성도들이 결정한다. 운영위원회가 수평적 의사결정구조를 유지할 수 있도록 교역자들은 위원회에 참석하지 않는다. 목회자 사례비도 성도들이 결정해 인상했다.

김 목사는 “사람은 사랑받을 때 변화한다”고 단언했다. “진짜 가족 됨을 추구했더니 성도들이 저와 교역자들을 신뢰하게 됐고 저도 목회하기 좋아졌어요. 설교를 잘하지 못하는데 성도들의 만족도가 높아요. 신뢰가 형성되니 제 메시지를 성도들이 그대로 수용하시는 거죠.”

김 목사는 교회의 6가지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기도를 요청했다. 목표가 남달랐다. “매주 주보에도 이 같은 내용의 기도문을 올립니다. ‘못난 자들의 교회’ ‘경쟁 없는 교회’ ‘자원하는 교회’ ‘재산증식 안 하는 교회’ ‘하나님이 이끄시는 교회’가 되게 해 달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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