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2-19(수)

“목회자 마음의 짐 많아… 치유상담 받고 사역하면 은혜 넘칠 것”

상담목회 아카데미 ‘예상’ 원장 고려대 한성열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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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9.09.11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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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열 고려대 명예교수가 지난달 26일 서울 성북구 성복중앙교회에서 치유 상담목회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예상 아카데미 제공
 
“전국 교회가 상담소 역할을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우리나라에선 자살률이 높은데도 마음의 병이 있는 사람들이 상담소 문을 쉽게 두드리지 못합니다. 많은 이들이 교회에서 회복해 예수님을 만난다면 하나님 나라가 지금 여기에 임할 것입니다.(눅 17:21)”

상담목회 아카데미 ‘예상’(예수님은 상담자이십니다) 원장인 한성열(67) 고려대 심리학과 명예교수는 지난달 26일 서울 성북구 월곡로 성복중앙교회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치유 목회의 중요성을 이같이 강조했다.

2016년 9월부터 시작된 아카데미는 이사야 9장 6절 말씀을 바탕으로 한다. ‘그의 이름은 기묘자라 모사라’는 말씀의 NIV 번역은 ‘훌륭한 상담가’(Wonderful Counselor)로 표현된다. 한 영혼의 안식과 회복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상담목회를 하고자 하는 목회자들에게 실질적 도움을 주기 위해 설립됐다.

“목회자들이 설교하는 것뿐만 아니라 성도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치유하는 과정도 소중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목회자들이 경제적 부담을 느끼지 않고 배울 수 있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여겼죠.”

한 원장은 고려대에서 30년 동안 심리학 교수로 재직하다 2017년 2월 정년퇴임을 했다. 그는 고려대 교수로 재직하는 동안 겪은 아쉬움을 털어놓았다.

“인간은 하나님과의 관계가 친밀해야 절대적으로 회복이 됩니다. 대학에서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없었던 저는 수업시간에 중요한 내용을 빠뜨리는 것 같았죠. 교회는 인간의 마음을 잘 모르고, 학교는 하나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이 두 가지가 상보하면 좋겠다고 늘 생각했어요.”

한 원장은 퇴임을 앞둔 2016년 그동안 하나님께 받은 은혜를 나누고 싶었다. 자비량으로 아카데미를 개설하려고 하니 장소와 강사료 문제가 부담이 됐다. 길성운 성복중앙교회 목사가 아카데미의 취지를 듣고는 매주 월요일 교회 내부 공간을 흔쾌히 제공키로 했다. 아카데미의 크리스천 교수진들은 모두 재능기부로 참여키로 했다. 덕분에 아카데미를 전액 장학제로 운영할 수 있었다. 나머지 운영경비는 후원을 받아 조달한다.

아카데미는 2년 4학기제로 매주 월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된다. 1교시는 기초심리학, 2교시는 응용심리학, 3교시는 상담 실습과목으로 심리학 이론과 상담 실습으로 구성된다. 방학에는 2박 3일 집단 상담을 통해 실질적인 상담의 체험과 기술을 습득해 목회에 접목할 수 있다. 4학기 동안 3번 이상 집단상담에 참여해야 졸업 자격이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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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상담목회 예상 아카데미의 개강예배에 참여한 목회자들이 예배 후 자기소개를 하는 모습. 예상 아카데미 제공
 
지난달 26일 개강한 아카데미의 7기 재학생은 32명이다. 1기부터 3기까지 110여명이 졸업했고 현재 4기부터 7기까지 목회자 154명이 수업을 듣고 있다. 매 학기 커리큘럼이 다르게 구성돼 다른 기수들도 함께 공부할 수 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이들은 한 학기 동안 조를 이뤄 서로 소통하며 배운다. 나이와 교단 모두 다양하다.

“이곳에 온 목회자들은 ‘숨통이 트인다’고 합니다. 목회자도 마음의 어려움을 터놓고 이야기할 곳이 없어 냉가슴을 앓는 경우가 많아요. 주로 만나는 노회와 교단 사람들은 선후배 관계가 많아서 인간적인 고민을 털어놓기가 쉽지 않은 거죠.”

한 원장은 이곳에서 회복된 목회자들이 개교회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흘려보낼 수 있다고 봤다. 목회자들은 월요일에 시간을 내는 희생만 감수하면 누구나 이곳에서 심리학의 기초부터 배울 수 있다.

아카데미 원우회장 김신 인천 행복한교회 목사는 “제 마음속에 있는 아픔과 상처가 회복되니 아내와 자녀, 성도들과의 관계도 좋아졌다”며 “제 사례를 바탕으로 다른 이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실제로 교육을 받아보면 긍정적 변화를 경험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창현 전주 한소망다윗교회 목사는 “‘예상’을 통해 타인의 속마음을 보듬어줄 수 있는 영적인 통찰력을 갖게 됐다”면서 “왜 목회자로 살아야 하는지 존재에 대한 이유도 분명해졌다”고 밝혔다.

마음의 회복이 필요한 사모들도 이 같은 과정에 참여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청이 많다. 그러나 현재는 목회자 대상의 과정이라 사모는 참여하기 어렵다. 대신 집단상담에는 목회자 부부가 함께 참여할 수 있다. 미국 한인교회에서도 아카데미를 열어달라는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예수님은 설교만 하신 게 아니라 제자들과 같이 다니면서 마음이 힘든 사람을 위로해주셨어요. 자갈밭처럼 굳은 마음이 회복돼 옥토처럼 부드러워지면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지금 한국사회는 마음의 치유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한국교회가 치유 사역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힘을 모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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